이민 사회의 속담중에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이 누구이냐에 따라, 다음 이민 생활 3년이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이곳에서 영주권을 따려면 대부분 이민 전문가라는 사람을 만나, 자신의 이민 관계 일을 맡기는 수가 많다. 좋은 사람을 만나 만족스럽게 일이 진행되면 천만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이민 신청 당사자가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호주에서 이민 수속을 대행하도록 허가받은 사람을 이민 대행사 또는 이민 법무사라 칭하는데, 정확히 영어로는 Migration Agent라 한다. 현재 이렇게 이민 대행 업무 허가를 받은 총수는 전 호주에 약 3,000명이 있고, 이중 변호사로서 이민 대행 허가를 받은 이는 약 1,000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민 업무 대행을 하는 사람을 변호사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민 일을 하는 것은 같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외에는 다른 점이 많음으로 이민 변호사와 이민 법무사/대행사의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도, 소비자가 자신의 일을 맡길 때 도움이 됨으로, 간단히 알아보겠다.
교육기간- 필자가 1992년경 시드니에서 이민 업무를 시작했을 때에는 아무나 자격 없이 이민 업무를 할 수 있었고, 그 후 몇 년 뒤 사지 선다형 시험 제도를 도입하여 2006년 6월30일까지 이민 법무사 등록 제도를 시행하였다. 2006 6월 30일 이전까지는 이민 법무사의 경우, 소정 교육 없이, 사지 선다형 시험에 합격한 경우, 이민 법무사가 될 수 있었다. 현재는 1주에 6시간이 소요되는 교과 과정에 등록하여 18주 교육을 받은 후, 소정 학점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면 이민 법무사가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변호사의 경우, 주 30시간의 법률 교육을 최소 3-4년 이수하고, 약 6개월에 걸친 변호사 수습 과정을 이수하여야, 변호사로 등록을 할 수가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변호사의 경우, 변호사 업무 자격증이 있는 경우, 별도의 시험이나 과정 없이 이민 대행사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소비자보호장치-변호사의 경우, 변호사 협회의 엄중한 감시 및 견제를 받음으로, 손님이 이민 업무 질에 불만이 있거나, 비용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이의 제기나 해결이 손쉽다. 이에 반해 이민 대행사의 경우, 이에 상응하는 것이 변호사에 비해 약하다고 볼 수 있다.
보험(Fidelity fund)- 손님이 변호사 비용을 지불한 경우, 변호사의 경우, 일을 한만큼만 수수료를 공제할 수 있고, 선불로 수수료를 받은 돈은, 변호사 임의로 빼나갈 수 없고, 반드시 Trust Account에 보관함으로, 손님 돈이 안전하다. 만약 변호사의 사기나 부정직한 행위로 손님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변호사 협회에 강제로 가입한 보험으로, 손님의 피해액을 구제받을 수 있다. 현재 개업 변호사가 가입한 보험액은 최저 150만불로, 약 11억원의 보험금이 손님을 위해 가입되어 있다. 이민 대행사의 경우, 이보다 훨씬 약한 규정이 적용됨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특히 이민 대행사가 손님에게 받은 선수금을 횡령하고 일을 하지 않는 경우, 변호사가 제공하는 것 같은 피해액에 대한 보험금 지불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손님의 비밀보장(Confidentiality)- 변호사의 경우, 손님과 상담한 모든 것이 법적으로 비밀보장이 되지만 (legal privilege), 이런 혜택은 변호사에 한하고, 이민 대행사는 변호사가 아님으로,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특히 불법 체류자등의 상담을 할 경우, 이민국이 손님의 자료요청을 할 경우, 변호사는 이런 특권을 근거로 손님에게 불리한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있으나, 변호사가 아닌 이민 대행사의 경우, 불가능하다.
일반 법과 겹치는 경우-이민 일을 하다보면, 가족법, 세법, 노동법등의 문제가 같이 연루 되는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 변호사의 경우 법적조언이 가능하나, 이민 대행사의 경우 이런 조언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재심으로 가는 경우- 만약 이민 신청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부득이 법원으로 가거나, 또는 이민법 자체를 문제 삼을 경우 (judicial review), 이런 것은 변호사만이 할 수 있고, 이민 법무사는 변호사가 아님으로, 할 수가 없다.
이민 대행일이 단순히 이민 신청서에 써넣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일을 위해, 제대로 된 전문가를 쓸 필요가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는 광고나 자격증 소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마치고 제대로 실무경력이 있으며, 손님의 일을 내일처럼 성실히 처리해 줄 수 있는 그런 전문가를 손님이 선택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적은 정보가 손님이 이민 대행사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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