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28일, 이곳 호주 멜번 대표 신문(the Age)에 인생의 슬픈 모습을 보여주는 유언장 분쟁의 최종 판결이 보도되었다. 이미 유언장 작성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지만(www.solomonslawyers.com.au), 변호사로서는 이런 법률 기사를 읽으면 전에 법과 대학에서 무미건조하게 배웠던 법리가 현실에서 흥미진진한 드라마처럼 다가온다. 오늘은 이 기사를 검토해 보면서 슬픈 인생무상과 유언장 분쟁의 결말이 어떤 법리로 귀결되는지 또 독자가 이런 사례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유언장 분쟁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약 4-5년 이곳 빅토리아 주에서 부유한 노처녀 할머니가 80여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사망한 할머니는 평생 미혼으로 노처녀로 살았고 따라서 사망 시 남겨진 막대한 유산($1,500 만 달라)을 법률적으로 상속받을 직계 혈육이나 친인척이 없었다. 이 할머니는 1998년 및 200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유언장을 걸쳐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작성하였다. 사망 후 할머니의 유언장이 공개되자 사망한 할머니의 친인척이 들고 일어나 문제의 유언장이 주위 사람들의 잘못된 영향으로(due influence) 작성되었음으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런 분쟁이 생기게 된 것은 유산 상속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친인척의 기대와 달리 대부분의 막대한 유산이 말년에 할머니를 도와주었던 이웃집 3가족에게 대부분의 유산이 상속되게 작성된 것(한 가족 당 500만 불씩 배정)으로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작성된 할머니의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한 친인척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1. 1998년 작성된 유언장 작성 시 할머니에게 이미 치매가 있는 상태에서 작성된 할머니의 유언장은 법적으로 무효이다.
2. 2001년 작성된 할머니의 유언장도 위와 같은 논리로 무효이다. 특히 치매가 더욱 진행된 상태에서 옆집 부부 중 할머니가 평소 싫어했던 부인의 남편(전직 경찰)을 수혜자로 바꾼 행위는 이른바 그 부인이 자신의 남편을 유산 상속자로 만들기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 심신이 연약한 상태에서 할머니가 유언장을 변경하였음으로 무효이다.
이렇게 할머니가 자신의 친인척을 배제하고 이웃 세집에게 할머니의 막대한 유산을 주기로 한 것은 이웃 집 사람들이 할머니 노년에 할머니가 혼자 사는 것을 도와주자 할머니가 그런 것이 고마워 유언장을 그렇게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말년에(80세 초) 할머니가 살았던 방식은 멜번 근교의 15헥타가 되는 자신의 대지에서, 달랑 외따로 떨어진 허름한 오두막같은 집의 부엌에서 자신의 개한마리와 살고 있었다. 생활방식은 극히 간소하여 낡은 부엌공간에서 옛날식으로 장작불을 지펴 물을 데우고, 바가지로 데운 물을 떠서 목욕을 한 아주 원시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한 생활이었다. 재산은 많았다 하나 할머니의 생활공간은 홀로 산속에서 살며, 지극히 낡은 시설의 부엌에서 자신의 애완 개와 먹고 자는 생활이었다. 이러한 외로운 환경에서 할머니의 이웃집 사람들이 틈틈이 할머니를 도와준 것이고 이에 대한 답례로 할머니가 자신의 유산을 이웃 세(3)집에게 주기로 유언장을 작성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다음과 같았다:
-위 1항에 대해, 1998년 할머니가 약간의 치매가 있었다고 하나, 작성한 유언장을 무효화 할만한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이때 작성된 유언장은 법적으로 유효하다.
-위 2항에 대해 이웃 집 부인이 자신의 남편(전직 경찰)을 유산 상속자로 넣기 위해 부당한 압력이나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하였다. 특히 이런 목적을 위해 추후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서류를 파기한 점, 믿을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로 밝혀진 해당 부인을 힐책하였다. 하지만 할머니가 그런 부인을 유산 상속자로 지정한 것은 진심임으로, 법적으로 유효하고 다만 남편은 유산 상속자에서 그 수혜자격을 박탈하였다.
-따라서 1998년 작성된 합법적인 유언장에 따라 이웃 세집에 각 각 500만불 유산 배당이 정당하며, 친인척의 유언장 유효성에 대한 이의 제기는 기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유언장 작성 시 알아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1. 법적 요건을 갖춘 유언장 작성이 아주 중요하며, 일단 합법적인 유언장이 작성되면 추후 유언장 변경은 아주 어렵다.
2. 기존유언장의 부당성을 지적하여 성공하려면, 유언장 작성 시, 부당한 압력 또는 영향력이 있었음을 증명해야하며, 유언장 작성자의 정신적 능력에 문제가 있었음을 증명해야한다.
3. 재판장이 이 유언장 이의 제기로 발생한 법률 비용 수백만 달라를 누가 지불할 것인지(피고 v 원고)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하였지만, 이렇게 유언장 분쟁 시 발생하는 막대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안되게 완벽한 유언장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4.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도 치매가 오기 전 정신이 맑을 때 유언장을 작성해야한다.
할머니의 인생이 슬프게 느껴지는 필자에게 위 판례는 “어떻게 사는 게 현명하게 잘 사는 인생인지” 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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