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는 가족 신탁설립 과 유언장 작성의 차이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였다. 유언장 작성은 초기 비용이 저렴하고, 유언장 작성자가 부동산 등 큰 자산이 없어도 쉽게 작성할 수 있는 잇점이 있고, 반면 유언장 집행 시 가족 간에 분규가 일면, 유언장의 집행과정에서 많은 법률비용이 발생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와 대비하여 가족 신탁 설립의 경우, 초기 설립 비용 및 연간 신탁 관리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고, 반면 장점으로는 설립자의 살아생전 본인의 뜻대로 관리할 수 있고, 특히 어린 자녀나, 정신박약아 등,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80년간의 유효 기간이 있는 가족 신탁 설립이 유리하다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설립 시 잇점이 있는 유언장 작성이나 가족신탁 설립이, 한인 사회에서는 그리 인기가 없고 과연 정서적으로 맞지도 않고 번거롭게 여기는 교민에게 과연 필요한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각자의 생각과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변호사의 측면에서 보면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는 인생에 보장된 일이 없다는 것과 만약의 불상사를 대비하여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태에 대비하여 각종 보험에 드는 이치를 생각하면 되겠다.
자동차를 사서 운전하는 우리가 만약 본인에게 자동차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100% 자신한다면, 매년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자동차 보험료를 낼 필요도 없고 또 보험에 드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 수 밖에 없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자동차 보험에 들지 않고 운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며, 무보험 운전자를 보험료를 절약하는 현명한 사람이라 부르는 독자가 얼마나 있는가?
물론 자동차 사고 발생 비율과 한 개인의 사망이나 유고의 확률이 다른 점은 인정하나,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반드시 한번은 생물학적으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라 하겠다. 사고의 확실성에 있어서는 인간의 죽음이나 유고가 자동차 사고 발생보다 더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조건에서, 먼 훗날의 일, 나에게는 발생할 가능성이 적은 일, 또한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인이지만, 왠지 마음에 내키지 않아서… 혹은 귀찮아서… 등 등의 이유로 유언장 작성이나 가족신탁 설립을 남의 일로만 여기는 사람들에겐, 냉정히 자신의 처한 상황을 살펴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본인이나 본인의 소중한 가족을 위해 바람직하고 권하고 싶다.
우리가 각종 보험을 드는 것이 우리 보험가입자의 위험부담을 줄이려하는 것이지, 보험 설계인이나 보험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듯이 (물론 보험가입자를 통해 소정의 수익이 있음), 궁극적으로 가족 신탁을 설립하거나 본인의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 또한 설립자 또는 작성자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우리말 속담에 ” 부뚜막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말이 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이다.
어쩌다 큰 자동차 사고가 났는데, 자신의 자동차 보험이 만료되어, 큰 피해를 입은 사람, 생각지도 않은 사고로 자신의 자녀가 사망하여 어쩔 줄 모르는 사람, 뜻하지 않게 자신의 재산을 이어 받은 자식이 이혼 소승을 당하여 재정적 손실을 보는 경우…필자가 변호사로 일하면서 겪은 손님의 유형들이다.
많은 경우가 본인들에겐 황당하고 뜻밖의 일이겠지만, 만약 일이 발생하기 전 제대로 보험에 가입했다면, 또는 신탁 설립이나 유언장 작성을 제대로 한 경우, 적어도 금전적 손실은 극소화 할 수 있었던 경우인데, 사전에 당사자들이 이런 것을 하지 않아 그대로 손해를 보는 경우를 본적이 많이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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